전복 가두리 작업 후기
몇일전 가두리 작업을 다녀왔습니다. 이래저래 미루다가 몇자 올립니다.
일본 대지진으로 전세계가 어려운 판국에 한편으로는 마냥 편한 마음으로 세상을 사는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오늘은 전복 가두리 양식장 일하러 갑니다. 집안 가득 일거리를 두고 가려니.. 이걸 언제다 고치나... 아무래도 바다바람이 심상치 않아 털모자를 하나 눌러쓰고 집을 나섰습니다. 하늘에 낀 양털 구름 들이보이네요.
8시쯤 가두리 사장님과 바다로 향합니다.
간만에 바다를 나오니 가슴이 설랩니다.
어떤일이 기다릴까...
가두리는 우럭양식장밖에 가본적이 없어 더더욱이 궁금했지요.
뒷편으로는 멀리 예리 마을이 보입니다..
점점 작업 가두리에 다다릅니다.
초록색 바다.....
바다가 파랗다는말은 거짓말 같습니다.. ㅎ~
저 끝부터 사장님 가두리라네요.. 건너편은 다른 사람꺼고..
4년동안 길러서 오늘 수확을 하신다니
사장님 내외분은 감회가 새로울 껍니다..
가두리에 도착하니 마중을 나오는 고양이..
사람을 무척이나 잘 따릅니다.
혼자 이곳을 지키려니 더더욱이 사람이 그리웠던 모양입니다.
하루종일 같이 있으면서 우린 친구가 됬지요..
야옹아~ 부르면 어디선가 칼같이 달려옵니다.
주식은 생선.........
사장님 손에든것은 전복딸때 쓰는 칼입니다. 뭔가 봤더니 출처를 알수 없는 돈까스용 칼이었습니다... 칼이 물속에 떨어지면 건져야 되서.. 물에 뜰수 있는 작은 프라스틱 추를 달고 계십니다.
드디어 시작된 전복 출하....
가두리 모퉁이에 연결해 놨던 줄을 4군대에서 끌어 올리면 담구어 두었던 가두리 집이
수면위로 올라옵니다...
전복집을 하나씩 뜯어서 전복을 뜯어 놓습니다..
바닥에 고정이 되어 있어 이때 허리를 많이 써야 되더군요..
아고 허리야..~
통들 사이에 붙어서 무럭무럭 자란 전복들....
전 저 널려있는 전복들 밟고 다니느라 정신없었습니다..
4년된 전복들이라 무척이나 크지요..~
20키로 바구니에 담아 놓고 배로 올릴 준비를 한답니다.
전복들이 좀 당황한 모습들이 보이시나요..~
가두리 밑바닥에는 네모난 쇠로된 바둑판식 전복틀이 있답니다..
밑바닥을 올리기위해서 쓰는 줄감는 기계......
대충 감잡으셨지요?
한쪽 배를 잠깐 보니..
전복 선별기를 가동하시려 준비중입니다..
전복 무게별로 바구니에 담아주는 기계라네요..~
여기저기 전복 헤집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물에서 건진 고기를 줬더니..
우리 낭만 고양이는 맛있는 고기 시식중...
맜있니?
그렇게 시간을 흘러 흘러 갑니다...
남자들은 전복 올려서 작업 조건을 만들어 주면
아주머니들은 부지런히 전복을 파헤칩니다...
영차 영차... 전복 안쪽에 수북히...
아주머니들이 지나간 자리엔 전복만이 남아 있고..
바구니엔 한가득씩 전복이 담깁니다..
일하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가 불르시네요.. "총각 이리와봐~ " 전복을 하나 얼른 까주십니다... 전복작업할때는 아주머니들이 쥔장이 된데요.. 외냐면.. 칼자루를 들고 있으니 말이죠... 예전 가거도에서도 고기잡아 돌아올떄쯤 늘 뿔소라를 깨어 먹던 생각이 났습니다. 역시나 맛이 최고입니다..
얼추 점심시간이 되고..
점심은 갈비탕....
배가 고파 급하게 먹고나니.. 빈그릇만 찍었습니다..
간만에 고양이도 고기로 포식을 하고..
오후부터 본격적인 전복 선별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각각에 추 무게와 같은 전복이 선별되고 있습니다..
차곡차곡 선별된 전복이 쌓여 갑니다.
헤집고 간 작업장 모습.. 헤....
저 뒤쪽에 있는 전복 바구니들을 배로 옮기는 작업이 남아 있습니다.
한 바구니씩 조심히 들고 와야 하는데..
아무래도 바다위라 조심해야죠..
자빠지기라도 하면.. 헉...
상상만 해도 아찔합니다..
전복들이 바라보는 세상....
선별된 전복은 중량을 정확히 재어서 담습니다..
제 나머지 일은.. 전복틀에서 안보이는 전복 찾아내기... 그물 모서리에 많이들 붙어 있더군요... 고양이 밥도 보입니다.. 선별도 끝나고.. 최종 수량 확인중입니다.. 7미 10키로, 7~8미 30키로, 8미 40키로 등등.... 아마 후에 결재가 되나 봅니다.
그렇게 하루 일과가 끝나고 있습니다.
선별기가 있는 선주께서 전복들을 수거해서 목포로 넘긴다고 하네요.
오늘 물량이 1톤을 넘겼는데 4년만에 수확이니
사장님 내외분 마음이 어떨까요..
로또??? ㅎㅎ
6시가 조금 넘어 돌아오는 길..
바람이 좀 많이 붑니다..
멀리는 노을이 구름에 가려서 보이고..
6시가 조금 넘어 돌아오는 길..
바람이 좀 많이 붑니다..
멀리는 노을이 구름에 가려서 보이고..
집
집에서 몇마리 썰어서 아버지와 소주한잔 합니다.
전복 등에 달린 굴..
이놈들은 모아서 쌂아 먹고..
역시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아마도 오늘 먹은 전복이 20마리는 넘는것 같아용.... 히~
힘은 들었지만 새로운 경험을 했습니다.
재미도 있었고 자주 좀 가봐야 겠습니다..
노동이라는 즐거움이 한동안 오래 갈것 같습니다.
어떤일을하던지.. 산다는것에 대한 기쁨.. 4년에 기다림을 간접적으로나마 많이 느꼈답니다.
부자 되세요.. 사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