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섬에서

지루한 장마에...

체력덩이!! 2011. 7. 6. 16:40

동네 병원앞 사거리다.
불과 한달전 급하게 응급실로 달려들던때가 생각난다.

그 먼 흑산도에서 목포를 거쳐 지금 이곳까지 어머니를 힘겹게 을러메고 응급실로 향했던..

몸에 지병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관리 소홀로 인한 여러 합병증세였다.

내가 과연 무엇을 하고 있었나... 이렇게 힘들줄 알면서 귀농을 택해서
평온하던 가정이 흔들거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때마다 스스로에게 끝없는 질문을 하곤한다.

병원앞 사거리에 한 건물 모퉁이에 쪼그려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이 낙담 했었는데....

 

그이후 2주이상을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셔야만 했던 어머니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시울이 붉어진다...

오늘은 정기 검진일이라 병원에 들렀다.

진료 예약을 해두고 슬그머니 그때 그 건물 모퉁이에 쪼그려 앉아 지난 한달을 회상해본다.

10여년 아픈 가족의 모습을 지켜보며 항상 미안한 생각.. 더 낳은 생활을 꿈꾸어 왔던게
지금 이생활로 이어지고 있다.

 

진료가 끝나고 엄마와 냉면 한그릇씩.. 간만에 외식을 한다. 5000원에 행복감을 느낀다.
오래오래 살으셔야 할텐데...

 

장마가 시작되면서 태풍 소식에 일하던 작업을 중단하고 휴식기를 갖게 됬다.
모처럼 식구들이 모여서 내가 일하는 일죽 작업장까지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어머니 아버님.. 그리고 누님에 강아지 2마리까지 대동을 했다.
미리 사장님께 말씀은 드렸지만 구례 통나무집 방문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겸사 겸사...

 

구례에 지어진 멋진 통나무집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지만
재대로된 여행한번 못보내드렸던 마음에...

 

맑은 공기 마시고 밤새 어머니 몸도 많이 좋와지신것 같다.
머리도 안아프고 편히 쉬셨다니 마음한편 기쁘다.

 

구례통나무 사장님 내외분에게 많은 말씀도 듣고 다음날 흑산도로 향했다.
한참 태풍은 북상중인데...

 

매년 마다 이상하리 만큼 비가오면 바다를 찾게 된다.

 

그간 밀렸던 흑산도 고객들을 만나고 일하면서 일주일이 흘렀다.

 

배관리가 소홀했던 탓에 밀렸던 기관 정비도 좀 하고 닺도 하나 깊이 박아서 잘 고정되게 준비를 했다.
이런 저런 이유가 있겠지만 두번째 태풍을 맞이하며 배 선체 보험을 꼭 들어야 겠다는 생각에
(5톤 미만 소형배들도 선체 보험을 들도록 수협에서 권유를 한다. 최고 71% 정부지원이다.)
서류를 챙겨들고 보험에 가입을 했다.

 

7월 말이면 또 시작되는 오징어 잡이에 벌써부터 화물회사들은 인력 예약에 신경을 쓰신다.
"유기사 이번에도 해줘야되~"
화물회사 사모님 말씀에
"시간이 맞으면 해드려야죠,,,,"
거짓말이다..

아직 집짓기가 끝나지 않아서도 있지만 여건이 되려나....


그렇게 흑산도에 아버님을 남겨둔체 다시금 올라왔다.
아버님은 일하러 다니셔야 된다며 오늘도 질통을 메고 다니신다.

 

오늘도 여지없이 저녁시간은 화상채팅에 수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갈것 이다.

 

조급해 말아야지 하면서도

아무것도 할수 없는 현실이 떄로는 답답하기만 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렇게 적응되어 가는가 보다.

 

여전히.. 도심에 빽빽한 모습들은 답답하기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