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낚시이야기

10시간에 마지막 항해를 마치면서.

체력덩이!! 2017. 7. 15. 22:31

7년만에 애지중지 기쁘고 행복했고 탈많던 재영호를 팔았다.

막상 배를 팔고나니 기분 참 묘하다.

그만큼 애잔한 감정때문일까.

관리도 잘 못하고 늘상 무거웠던 심정.. 배에게 인격이란게 있었다면 참으로 나에게 많은 욕을 해댔을것 같다.

 

 

어선 매매를 하시겠다고 광주에서 연락이 왔다.

흑산까지 오신걸보면 거기에 계약금까지 준비해 오셨다.

같이 배를 타고 시운전을 해봤는데 역시나 상태가 그닥 좋지 못하다.

 

시운전을 마치고 집에 올라가 이런저런 이야기들..

배 가격을 많이도 깍아대신다. 물론 올 수리를 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시면서 .. 그렇게 흥정을 하신다.

 

몇백만원 손해보더라도 임자가 나타났을때 팔아야..

그러면서 영광까지 배를 끌어다 주는 조건으로 매매를 했다.

 

흑산에서 영광까지 116키로정도 나오더라.

흑산 항을 50바퀴정도 돌면 닿을 거리.. 그렇게 마음을 진정시킨다.

 

전날 수협에서 기름을 한통 채워놓고 배안에 있던 어구들 정리를 했다.

통발은 누구 주고 구명쪼끼도 줄사람 주고

삼치 술도 아는 형님 드리고..

 

 





13일.. 날이 좋지 않았다. 잔득낀 안개에 언제 날이 좋와질지 알수 없는 상황이다.

역시나 비금도초에서 여객선은 묶여버렸고

6시부터 나설 채비를 하고 있었지만 9시가 넘어서 그냥 가야겠단 생각만 든다.

 

친구놈 같이 대동해서 갔으면 했는데 안개통에 말을 못하겠더라.

나야 어선 보험이라도 들어놨으니 뭔 문제가 될까..

무엇보다도 내일.. 마무리를 내손으로 해야지 싶었다.




안개가 걷혔다 다시 몰려드는데.. 그렇게 6노트로 달리기 시작한다.






항을 지나면서 오랜만에 보는 항로페리가 보인다.

 



흑산도 인근 다물도를 벗어나기가 왜이리 힘드는지..

 

점점 프로타에서 흑산도가 멀어진다.






점심때.. 사온 김밥 두줄로 배를 채우고




큰 어구들이 보인다..




멀리 작업하는 배들도 보이고...

반갑다.



영광 가까이 가면서 배들도 자주 보게 된다..

어느덧 안개도 걷혀가고...


시야에 멀리 섬이 보인다..





시간은 5시를 넘겼다...






드디어 멀리 목적지가 보인다.

6시 58분..



그렇게 7시가 넘어서 10시간에 배 항해가 끝났다.


서류 정리를 마치고 잔금 받고 광주를 거쳐 목포로 향했다.

11시가 넘어서 목포집에 도착을 했다.


늦은 저녁.. 감자탕집에서 소주 한병..

아직도 울렁 울렁 바닥이 흔들린다.


아마도 한동안은 바다에 나갈수 있는 마음이나 시간이나 없을듯 하다.


배에대한 미안한 마음은 여기 까지만 가질려 한다.

배를 잘 고치고 잘 다뤄줄 새 주인이 생겼으니 너도 행복할꺼라 확신하면서..

잘가라 재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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