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시작과 끝

주낚배 체험 후기..

체력덩이!! 2010. 5. 27. 21:10

항구에 가면 많은 배들이 있습니다.

만선의 기쁨을 느끼면 들어오는 배들..

그리고 바쁜 그물질의 모습들..

동그란 통에 낚시바늘이 100개 정도 한줄에 쭉 달아서 나중에 통끼리 줄을 연결해서 한방에 낚는 방식... 그런게 주낚이라고 한데요.

줄에 낚시줄 묶어서 바늘끼고.. 한통이 완성되면 미끼(제가 탄배는 오징어랑 꽁치를 썼습니다.)를 끼고

채비 준비를 마칩니다.

첨 해보는 거라..

몇일 이래 저래 욕만 먹다가 오르락 내리락 불그락 불그락 성질을 죽이면서

배워야 산다 는 일념으로 ..

거기다 지방 사투리가 아직 익숙치 않아 잘 못알아 먹겠더라구요..

선장님은 발음도 좀 부정확해서.. 졸지에 제가 사오정이 됬답니다.. 흐흐..

머 그런거쯤이야..

배에서 4일동안 먹고 자고 싸고 ...

막내가 밥당번인건 아시져?

몇일은 하루는 배에서 먹는 밥맛이 꿀맛이었는데..

으그.. 담날 부터는 ......

민물이 중요하기때문에 설것이는 전부 바다물로..

씻지도 못하고.. 떡진머리하면서 오징어 썰다 튀긴 물들..

꽁치 썰다 틴 내장들..

옴팍 머리에 뒤집어 쓰고.. 그리고 저녁먹고 바로 잡니다..(단체 생활이라 어찔수도 없고.. 음냐..)

 

설겆이 끝내고 담배 한대 필세라 하면.. 선장님은 여지없이 주낚채비를 하고 계십니다.

쉰다는 의미는 주낚 채비를 하는것...

 

시간이 돈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더라구요.

 

새벽 3시 반 부터 일어나서 열심히 오징어를 잘게 썹니다.

꽁치도 토막을 내고요..

 

흐물거리는 상태가 되면 신선도가 떨어져서 재빨리 바늘에 뀁니다.

한통 한통 쌓여가는 통을 보면서 흐뭇해 하시죠..

 

바다로 열심히 나갑니다.

그들만의 노하우가 담긴 포인트로..

그리고 10개 20개 되는 통을 한줄로 연결하면서..

중간 중간 부표도 달고..

거침없이 바다에 뿌려 댑니다.

몇시간후.. 부표를 걷어서 물레(줄 당기는 기계)로 한줄 한줄 올립니다.

올리면서 고기들이 마구마구 올라옵니다.

 

올라온 고기를 빨리 아주 빨리 낚시 바늘에서 뽑던지 줄째 자르던지..

그러면서 내렸던 줄들은 다시 주낚통으로 들어갑니다.

엉켜진 통을 정리해서 다시 한통을 만드는 시간이 얼추 제가 했을때는 1시간반에서 2시간정도..

 

제가탄 배는 장어잡이 배였는데 장어집 가시면 장어들이 입에 낚시줄 물고 있는걸 보실수 있을껍니다.

다 주낚으로 올라온 놈들..

 

위험한 순간들도 상당수 있고..

하루종일 꾸부정하니 허리를 못폈더니 지금은

온몸이 말이 아니네여..

영광의 상처들이 생기고.

 

만선의 기쁨을 느낄수 있는 순간들이 오고 노력의 댓가가 되겠지요.. 선장님은..

 

하선할때 적지 않게 그분들에게 존경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단순하지만 묵묵히 몇십년간 이일을 해온다는것도..

 

기회되면 꼭 한번 추천해 드리고 싶은 일중에 하나 같습니다.

 

직장에서 뺀질대는 직원들 있음 워크샵 이나 이런거 보내도 될만한.. ㅎㅎ

 

결론은.. 한번으로 만족한 경험 이었습니다.

 

이제 다음배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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