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오징어로 이야기를 시작해야되니 참...
그래도 이제 숙달이 됬던지 몸이 느끼는 힘듬은 그다지 느낌이 없네여.
오늘도 오천박스가 넘는 물량을 소화해 내기가 여간 힘들지 않덥니다..
화믈산에 맞춰 화물을 선적히고 나니 3시반..
늦은 점심을 먹고 있습니다.
오징어 국물에 발은 퉁퉁부었고..
지린내 아시죠.. 남자들 특히.. 오징어 국물에 몸이 불었으니 대충 짐작은 가실꺼에요..
일손이 딸려서 아저씨 한분을 몇일째 같이 일하시는데..
밥먹다가 한공기 뚝딱.
공기밥을 건내주시네요.
젓갈로 반을 갈라 제 공기에 담았습니다.
"형님들 밥더 드세요..."
왠걸..
"반을 가르는 공기밥은 안먹는다....."
같이 일하는 형님이 말씀을 하십니다..
아저씨께 권했죠..
똑같이 "반을 가르는 공기밥은 안먹는다....."...
갑자기 생뚱맞아 별별 생각을 다 했습니다.
뭘까..
"렇게 밥먹는것 조차 위 아래를 따져서 눈치를 봐야 하는건가?"
"이사람들은 나를 잘 모르니까.. 혹시 병이라도 걸린놈으로 보는걸까?"
다시 되뭍습니다.
"아 왜 안드세요.. "
같이 일하신 아저씨가 말씀 하시네요..
"누가 밥 갈라 먹는데? 갈라 먹으며 큰일난다. 이따 밥 다 먹고 이야기 해줄게.."
"웜메.. 무슨일이 일어난데요?"
그렇게 티격태격하먄서 늦은 점심이 끝났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밥한공기 다 먹으라고..
서로 양보하신거네요..
사는 꼬라지를 아시니까,..
그냥 마음이 좀 찡합니다.
밥 반공기에 추억이랄까요..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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