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섬에서

루어낚시...그리고.. 알바시작..

체력덩이!! 2010. 9. 26. 02:20

추석 명절 잘들 보내셨는지요?

추석날 가족들과 보름달은 못봤지만

내년을 기약하며 이곳 주민들과 지냈습니다.

흑산도 청년회에서 주최하는 노래자랑도 구경하고

친선 축구 대회도 있었고

간만에 몸도 추스리는 그런 시간들이었지요.

 

추석 다음날 부터 일이 시작될꺼라더니만

날씨가 안좋아서 풍랑주의보가 떨어지고

그렇게 섬에서 갇혀있던 추석이었습니다.

덕분에 이틀이나 쉬었지 몹니까..

 

이곳저곳 쑤시던 몸이 쪼금 괜찮아는 졌는데

오늘일이 걱정이네요.

2시반..

4시반..

5시반..

아마도 예전 실기 시험 본다고 잔득 긴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밤새 뒤척이다 아침일찍 동내 한바퀴 돌아보다 보니

배는 안들어 와있고..

7시쯤 오늘은 일 시작이려니 현장에 나가보니..

들어오는 배는 없고..

분위기가 썰렁한게.

내일이나 화물선이나 오징어 배나 들어온다고 사전에 약속이 됬는지

입찰도 안본다네요.

 

같이 일하는 형님께 전화 했더니 잠이 덜깬 목소리로..

어.. 내일온댜.. 오늘 일 없어...

흠..

 

맑은 날씨인데.. 뭘한댜... 바다만 바라보다

배 시동이나 걸어봐야 겠다 하고 배있는 부두가로 향했습니다.

 

마침 동내 어르신이 혼자 배낚시 하시는 분이 계신데..

출동하실려 하시는걸 보고..

 

저도 같이 가겠다고 말씀드렸더니 흥쾌히 허락을 하시네요.

도대체 어떻게 낚시를 하는지 궁금도 했고..

이곳 흑산도에서도 혼자서 배낚시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전기 모터에 중간정도 와이어줄에 납이 달려 있고

그 끝에는 굵은(60호라고 하던데)낚시줄이 연결되어 있는데

중간중간 가는 낚시(주낚 낚시줄이더군요)줄을 연결해서

루어 낚시로 수심 깊이 내려서

바늘이 한 20개는 달린것 같은데 줄낚시를 하시더군요..(선상낚시 할때 광어 잡을때 하던식으로..)

어탐을 보고 특히나 어초들이 있는곳을 미리 좌표 설정을 해놓고 있으니

잡는건 시간이 문제고..

 

배 양쪽으로 노란 가구 두개를 줄로 묶어 최대한 느리게 움직이게도 만들어 놓고

목표지점을 휘젓고 다닙니다.

우럭이고 놀래미고,, 농어에..

4시간 정도 조업하고 (오늘은 물떄가 안맞아 몇마리 못낚았지만..)들어왔지요.

일하시는데 방해될까봐 고기 낚을때만 뜰체로 좀 도와드리고 했어요..

 

낚시 바늘부터 루어까지 손수 만들어서 기구 제작까지 하셨다니

잠깐이지만 몇년에 노하우를 엿볼수 있었습니다.

 

가는길 오는길..

파란 하늘에.. 푸른 바다..

일렁이는 파도에 잠시 정신없이 얼빠져 있다가

싸오신 추석 떡과 음료수를 내주셔서

점심겸 요기를 하고 다음에 또 같이 나가자고 말씀 드렸더니 좋와라 하시네요.

 

그렇게 반나절이 가고

집에 들어와 뒹굴뒹굴....

예전 닭집 사장님이 연락이와서 오늘부터 알바 시작을 했습니다.

시급 3500원..(이거 알바 표준 맞나요..? 하도 오래되서...)

오늘따라 닭배달이 많아서

내일은 판매할 닭이 없으니..

은근 이곳 상주 부대원들이 닭 귀신들이었습니다.

12시가 지나서 배달 마무리하고..

홀 정리도 좀하고..

사장님이 자꾸 권하는 맥주 두잔 먹고

이제 내일 준비하러 들어와서..

글좀 올리고 있습니다.

 

뭘해도.. 지역에 맞는 돈벌이 장사는 따로 있는것 같습니다.

 

 

'흑산도 > 섬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어 입찰..#1  (0) 2010.10.04
오징어 시즌을 끝내며..  (0) 2010.10.04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추석..  (0) 2010.09.21
오늘은 쉽니다..  (0) 2010.09.20
반을 가르는 공기밥은 안먹는다.....  (0) 2010.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