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섬에서

섬살이 5년... 6년에 시작

체력덩이!! 2014. 12. 31. 05:51

 

 

 

매년 이맘때쯤이면 지나간 한해를 되돌아보면서 뭘하고 살았나 많은 생각들을 하게된다.

특히나 그도 그럴것이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과 추운 겨울에 섬 바람을 실컷 때려맞게되면...

 

직장 퇴직이후 2틀 쉬었다가 털래털래 가방한짐 쌓아들고 내려왔던 목포항..

그리고 몇일간에 주의보로 발 묶였던 그시절을 생각해보면 지금도 아찔하다.

 

어찌저찌 우여곡절 끝에 정착한 흑산도에서의 방황이 매 해마다 괴롭고 힘들었던 시절같다.

 

눈 쌓인 집 지붕에 원래있던 흔들의자에 몸을 파고들며 아련한 하늘.. 바다를 한없이 바라보고 있던 모습이 떠오른다.

 

핸드폰에 거의 찬송가 식으로 저장해두고 들었던 김원중님에 꿈꾸는 사람만이 세상을 가질수 있지를 거의 매일 듣곤했다.

 

과거의 내 삶과 그리고 현실의 내 삶에

그 중간에 발생되는 난생 처음 느껴보는 괴리감..

시작이 어디며 끝은 또 어디일까 느꼈던 많은 시간은 다행히 잘 지나갔던것 같다.

 

집짓기를 시작하고 그 와중에 어머니에 임종도 지키지 못한 불효자로 한동안 삶에 의미도 잊었던듯하다.

 

그렇게 시작된 펜션업도 두해째를 맞아 세월호라는 엄청난 슬픔에 파도에서 버텨야만 했다.

 

집짓기에 빌린 채무들은 이자 라는 커다란 짐을 지고 어찌됬던 닥치는대로 일을 할수 밖에 없던것 같다.

 

그런 시절들을 옆에서 지켜보시던 아버지는

올해 말.. 평생 아끼고 모아서 장만했던 아파트를 기꺼이 팔아주셨다.

그리고 빚탕감을 해주신다.

어렵게 받은 귀농자금.. 3프로 15년짜리도 미련두지 말고 갚으라신다.

 

아버지는 그러신다.

적게 벌수록 아끼고 살아야하고 살면서 빚이 없어야 한다고.

결국 큰마음 먹고 사고친 뒷감당을 아버지가 해주신것 밖에 안되서 지금도 몹시 죄송할뿐이다.

 

2015년..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아무 생각이 안든다.

친구는 그런다. 지금 이때 사고치지 않으면 안된다고.

그러게....

 

그러게 말이다.

 

하루종일 신년 1월1일에 날씨를 엿본다.

어느날은 무척 날씨가 안좋은것으로 예보되지만 또 어느날은 좋은 날씨로 예보가된다.

장기예보라 틀릴수도 있지만 새해 첫날은 주의보로 시작할것 같다.

세팀이나 예약이 있었는데... 허허...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흑산도 > 섬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칠락산 산행 #2  (0) 2015.02.11
칠락산 산행 #1  (0) 2015.02.11
흑산도 공항  (0) 2014.12.24
불금에 향수를 품다.  (0) 2014.11.02
아침을 달린다.  (0) 2014.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