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일기)가거도 귀농실패

2010년 1월 14일

체력덩이!! 2010. 9. 12. 22:25

음... 저녁이다. 어제 저녁 아침까지 내리던 눈발이 멈추고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춘다.

바다도 잔잔하고 오후들어 날씨가 개였다. 눈이 녹지 않은 곳들이 있어서 차가 미끄러지고

지나가던 전경 7~8명이 뒤에 타서 겨우 넘어 갔다.

어제밤 정말 춥더라.

달달 떨면서 잠을 꺴다. 왠 바람이 그렇게 부는지..

전기 장판, 담요 사이에 온몸이 뜨거워 식은땀이 난다. 이내 곧 차갑게 식어버리고 차가움을 느낄 정도로

아침이 되서 코감기가 걸렸다. 콧물 찔찔...

오후가 되서 형님과 염소밥을 하러 갔다. 형님이 잘 먹는다는 잎사귀를 뜯어준다. 열심히 한푸대를 만드는데 나무가 없다.

어디까지 뜯어야 될지도 모르겠고.. 여튼 한푸대를 열심히 만들었다. 형님이 전화가 온다.

거친 숨소리.. 자루를 가지고 오란다.. 차에 염소밥을 가져다 놓고 푸대자루를 들고 형님의 행적을 쫒는다.

발자국을 따라가다가 이리저리 놓쳐 버린다.

 

한참후 연락을 했더니 저기 지나온 근처다.

바위에서 땀을 식히면서 담배를 찾는다.

한대 건내 드렸다. 금연을 하겠다더만..

이래저래 약간은 들뜬 기분으로 이야기를 하신다.

무슨말인가 했더니 염소를 잡은 것이다.

기선 제압도 하고.. 두번이나 굴렀다며.. 알고보니 야생 염소들을 잡은 것이다.

그것도 세마리나... 형님도 흥에 겨운듯 말씀하신다.

산에서 마리당 30만원이나 하는 수입이 생겼으니...

암튼 나도 도움을 드릴수 있는 일들이 있어서 기뻣다.

돌아오면서 푸대를 을러매고 차량으로 향했다.

숙소로 돌아와서 염소 두마리를 잡는다.. 자루속의 염소 아빠와 염소 엄마..

애기 염소는 그냥 기르기로...

염소의 발을 묶어 놓고, 눈과 입은 청 테잎으로 묶여있다.

머리를 위로 눕히고 몸통에 눌러 앉아 목을 딴다.

신음하던 염소는 피를 쏟으며 죽는다.

아빠염소는 끈질기게 움질이다 죽었다.

가스통에 토치를 연결하여 몸의 털을 그을린다.

그렇게 온몸을 태우고 이내 그을린 숫을 물로, 솔로 빡빡닦아 낸다.

그을음을 닦아내고 머리를 자르고 내를 갈라 내장을 걸러내고..

4등분으로 잘라 물에 담근다. 피를 빼기 위해서 그렇게 10조각이 된 염소 두마리..

채에 가지런히 쌓아 놓고 나머지 피를 뺴려 쌓아 뒀다.

 

야생이다. 1박 2일의 야생이 아니라.

산에서 염소를 싸워서 잡고, 잡은 염소를 잡아서 음식으로 만드는... 야생..

아직도 손에서 염소의 그을린 털냄새가 가시지 않는다.

간만에 형님이 소주 한병을 주신다.

형님은 오늘 힘을 너무 썻다고 몸이 않좋다고 한다.

내일은 나 홀로 산행을 할것 같다.

지는 노을이 오늘도 아름답다.. 가거도..

광수가 격직된 목소리로 연락을 한다. 별로 할말도, 하고 싶은 말도 없는데...

짤형도 연락을 했다. 고맙다.

9시 뉴스를 보고 자려 한다.

두마리의 염소에게 축원을 해본다..

좋은곳으로 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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