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에서 생활이 9개월이 지나고 있습니다.
섬으로의 입도는 1년이 넘었지요
많은 분들이 알시다 싶이 참 바보같은 귀농을 해서
저리 사서 고생을 한다고 많이들 걱정을 해주시더군요.
사서 고생 이란 말이 제가 봐도 맞는것 같습니다
한번 시작한일이 되돌릴수 없는 시간들로 변해만 갑니다. 그렇다고해도 제가 생각했던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귀농생활에 만족할 만한 꺼리를 찾고
그간 편안했던 도시생활의 기억들을 언젠가 다시 찾게될 행복으로 여기면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답니다.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겠다고 찾아온 섬마을에서
때아닌 새로운 직업을 택해서 일년에 6할 이상을 객지에서 떠돈다는 생활을 시작하려는 이유가
참 난해하게 생각하실 분들도 많겠지요.
그렇다고 이곳에서 할 일이 없는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아직 계획하는 일들에 대해서 정확하게 말씀드리긴 뭐합니다만
그런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의지는 확실하기에
사표를 내고 걸어왔던 길을
또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자한답니다.
섬에 간다고 꼭 섬에서만 벌어먹고 살아야 되는건 아닐테니 말이죠..
지난 시간들 제가 이곳에서 보낸 시간들이
제 스스로도 감래와 인내를 가지고 섬생활에 많은 부분들을 느끼려 노력을 했습니다.
스스로 맛을 봐야 달고 쓰것을 알기에 ...
그리고 실제로 삶에 막장.. 생사의 기로.. 위험한 일들까지 멋모르고 했으니..
그래서 그런지 지금은 하면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답니다.
비록 그 모습이 정석은 아닐지 모르겠으나
한편으로는 저 같은 똘끼(?)있는 사람도 이렇게 살고 있으니
대리만족을 하시는 회원님들도 좋은 경험이 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는
마음을 헤아려 주셨으면 합니다.
귀농이나 귀촌이나
한편으로 보면 너무 개인적인 부분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잘살건 못살건 비참했던 시간들도 제 귀농생활에 일부였기에
최대한 사실적인 이야기들을 써내려 가고 있습니다.
저도... 잘된것, 좋은것, 행복한 것들만 보이고 싶은건 사실인데 말이죠..
시골오면 건강한 음식에 행복한 만찬들을 늘 생각했지만
아직 제 내공이 부족한터라 스스로 농작하는 건강 먹거리들보다는
인스턴트 음식에 라면을 도시때보다 더 많이 먹었답니다.
그렇게 되더라고요..
물론 벌어논 돈 까먹고 남에게 봉사했다는 마음 가지니 차라리 심간이 편해집니다.
너무 이런 마음에 소위 자기 위안삼아 저에 회피 심리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안되는걸, 못하는걸 마음에 두고 살수는 없어요... (화병 도져요..)
직업에 대하여..
어부지리로 샀던 배가 있다고 배에 관련된 일을 꼭 해야만 한다는 생각은
차를 샀다고 차만 타고 다닐수 없는 생활과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이런말씀 드리면 너무 부르조아 같은놈이라고 말씀하시겠지만
아직까지 배가지고 뭘해 먹기엔 제 현실이 안됩니다.. 궂이 찾으려 노력을 안했다 봐야 겠지요.
하지만 앞으로 살면서 섬에서 배 한척은 있어야... 머리속 한편에 또다른 만족에 충분한 값어치를
할수 있다고 생각해서 애착을 가지고 있답니다. (나중에 뱃놀이 가자고요..)
10여년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컴퓨터로 밥먹고 살았던 놈이
다시금 도둑질을 찾는 이유가...
그래도 제일 자신이 있고 남들에겐 어려운 일들이 제겐 쉽기 때문이었지요.
그리고 막상 4개월째 벌던 못벌던 컴퓨터 관련일을 해보니
지역사회에서 그래도 도움이 된다는 희망을 보게 됬지요. (돈벌이 정말 안되더군요..)
거기에 파고들다 보니 마치 커다란 회사 처럼 이 곳이 보이더라구요.. (약간 여기서도 똘끼가 ? 그런가요..?)
섬에도 IT 바람은 핸드폰을 타고 속속 들어옵니다... (스마트폰 열풍 때문이지이요..)
일주도로 기사님이 아이덴티티 탭을 사오셔서 이것저것을 물어보는데...
덕분에 제가 더 공부를 하게 되더라고요.
이곳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업무적인 일들을 전산화로 이끌어 봐도 되겠다 싶은것들도 상당수 있는것 같고
구상중에 있습니다.. (개발업 하시는 분들은 한번 검토해 보실만 합니다..)
또한 정말 재대로 먹고 살만한 번듯한 직업이 없다면
두세가지 이상의 직업이 있어야 그래도 술한잔 가계에서 먹을정도는 되니...
실제로 현지 분들도 그런 삶이 몸에 베어 있지요.
저또한 높은 보수에 안정된(?) 직장을 갖고 싶은건 마찬가지 입니다.
그러던중 통나무건축 사장님을 우연히 만나게 됬고..
행복한 집짓기를 시작하려 하는거구요..
통나무집.. 사실 일거리가 그리 많은것도 아니고
힘들어서 지속적으로 할수도 없다고 합니다.
뭐 노가대와 비교를 할수는 없겠지만 (사장님. 이건 그일이 노가대 라고 펌하하는 말은 아니니 오해 말아주세요..)
그래도 재대로 된 기술.. 아니 희망에 노가대를 하고 싶을 뿐입니다.
일당 생각하고 일하는거면 차라리 흑산도에서 일하는게 훨...... 이곳이 일당이 더 쎄요!!! (이런건 사장님이 좀 봐주셨으면 좋겠는데..)
그래서..
제일도 하면서 이곳에서 하던 날일들을 하면서 살아도 괜찮겠다 싶답니다. (이게 될까... 아직 해보지 않아서 걱정은 됩니다만..)
집에 대하여..
사실 제 아버님이 이곳 오시기전까지는
이런 생각도 못하고 살았죠..
벌어야 먹고는 산다는 두번째 계획을 열심히 하고 살았습니다.
연세가 70줄 후반에 들어서신 아버지가
가방하나 을러 매고 이곳에 오시기까지..
불안한 미래에 대하여 걱정을 얼마나 하셨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가족들에 배려가 너무 없었던 제가..
누구나 다 마찬가지 겠지만
특히나 힘들어도 힘들다 말할수 없고
냉골에서 자면서 뜨듯한 생활을 한다고
생활비도 재대로 못보내줬던 시간들이 너무나 미안했습니다..(죽을 죄죠...)
그래도 아버님의 흑산도에 귀촌아닌 귀촌을 3개월이 넘어선 지금에선
많은 부분 아버지도 새로운 경험에 젖어들고 계신것 같아요..
장가 못간 노총각이 아기 낳고 사는 아버지들의 애뜻한 마음은 모르지만
길조심.. 차조심.. 하라고 말씀해주시던 부모님들 마음이
아버지를 보면 느끼니.. (항상 걱정된단 말씀입니다..)
저는 인터넷 환경에서 화상채팅으로 거의 저녁시간을 보냅니다.
분당 모녀와 두마리 개의 삶과 흑산도 부자의 삶이 공유 되지요.. (너무 사이버틱하죠..? 흠...)
그런 시간들이 아마도 제가 사는 모습을 덜 걱정시켜 드렸던것도 같아요.
이곳 흑산도에서도 몇집 그렇게 상봉에 방법을 알려드렸답니다..
Skype(화상통신할수 있는 프로그램)는 3자 통화도 되데요..
얼마전에 완성된 구례 통나무집입니다..
이젠 우리 가족이 뭉쳐 살 집을 만들려고 합니다.
사실 여러가지 여건이 좋지는 못하지만
멋진 집을 지어 드리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아마도 건축주는 아버지일테고.. 건축업자는 제가 되지 않을까....)
전 그래서 세번째 계획은 가족 이주를 생각했던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라도...
집을 짓고..
귀농에 재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여러가지 해보고 싶은 일들을 꾸준히 하면서 살아가고 싶어요..
(왕대를 키워서 꼭 죽통주를 담궈서 대접하고 싶은데... 될까요...?)
몇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마음먹고 움직이고 있답니다.
3년전 통나무 학교 수료를 하면서 기계톱은 비싸서 못샀지만
꼭 해야지 하면서 샀던 안전헬멧입니다. 그래도 이 헬멧이 물건너 왔다는...
귀마개가 항공사에서 쓰는 거래요.... (전기톱 소음때문에~)
이놈을 드디어 쓰는군요.. 음흐흐..
저는 이곳 흑산도에
희망을 하나 둘 심어 갈껍니다.
그 희망들이 비록 잘 안될지라도.. 사소한 것들이라도..
그 희망을 가지려 부단히 노력했던 시간들은 그래도
새로운 희망으로 가는 밑걸음이 된다고 확신합니다.
내가 걸어가는 길에 믿음을 가지며..
스스로를 다독거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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