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기/통나무집

[스크랩] 원삼통나무집(Log Home)의 기초

체력덩이!! 2012. 3. 19. 15:45

원삼통나무집(Log Home)의 기초공사

 

 

처음부터 작정을 해서인지 아님 다른 탓인지 매 과정이 만만치 않습니다.

 

용인 원삼통나무집이 들어서 원삼면 맹리 지산전원마을은 입주 막바지 시기이기에

현장작업이 매우 신경 쓰이는 여건입니다. 기초공사도 미리 해 두었으면 좋았겠으나

이런 조건이어서 장마철에는 땅을 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인데 올 여름 장마상황을

겪고 보니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문제는 8월 중순을 지내고 시작된 기초공사가

9월 초순에 되 메우기를 마쳤다는 것.

 

 

처음부터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했습니다.

 

온갖 잡초에 뒤덮인 채 7년간 방치된 터의 거죽을 벗겨내고 땅을 파기 시작했는데

여러 가지 완비된 단지라 파 낸 흙을 돈을 들여 버려야 할 상황이었어요. 이 때문에

터파기를 하루 만에 끝내지 못했고, 흙을 가득 실은 덤프트럭은 왕복 1시간 반 넘게

걸리는 거리까지 오가야 했지요.

 

 

 

원삼통나무집은 단지 여건상 다른 경우보다 기초 상단의 위치를 높게 잡았습니다.

언덕을 오르며 집을 바라보는 형국이라 가까이에서는 집 모습이 잘 보이지 않을 것

같아 지표면(GL)에서 다소 높은 1.1미터로 잡았는데 예상보다 20센티 가량 높게

만들어 졌습니다.

 

뭐 집이 향후 15센티 정도 낮아질 것이므로 집의 전체 키 높이는...

 

 

 

반지하이든 지하이든 집의 기초를 지하구조로 만드는 것은 간편 방식과 비교할 때

그만큼 비용과 시간이 훨씬 많이 투자되는 작업이지만 무엇보다 확고한 집의 기초가

만들어지고 설비 등의 배관을 노출할 수 있어 미래의 필요에 대비하는 의미가 있고

잡다한 살림살이를 ‘넣어 둘 수’있는 저장소로 유용하게 쓰이겠지요.

 

 

 

길고 긴 장마가 끝나는 가 싶더니 8월 말 무더위가 기승인 가운데 원삼현장에 오면

열기가 훅~ 이런 기온에서 일하는 형틀목수, 철근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오래 있어봐야 그렇고... 점검할 사항만 확실하게 전달하고 작업장으로 돌아옵니다.

 

 

 

원삼통나무집의 건축주는 경산통나무집처럼 1층 바닥을 콘크리트가 아닌 목재마루로

만들고 그 위에 건식온수온돌난방을 주문했기 때문에 바닥 매트와 줄기초를 만들면

이 공정은 끝. 되 메우기가 끝나면 현장으로 가 마루를 짜고 그 후 일기 상황을 봐

이동하고 조립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작업장에서 골조만을 만드는 데 전념하던

때보다 무척 신경이 곤두서는 공정관리이지요. 저에게는 이 시기가 가장 어렵습니다.

 

 

 

골조 조립을 마치고 마감작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비탈길에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

게다가 그 때도 자재의 상하차 때에는 지게차나 소형 크레인 등 장비를 동원할 수

없는 상태에서 해결해야 하니 역시 매사가 만만치 않다고 할 수밖에요.

 

 

사실 기초공사관리부터 욕실 도기설치까지 전 공정을 맡아 진행하는 입장에서 보면

몇 가지 일을 빼고 목구조와 목공마감 일까지만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러면 그만큼 책임감의 범위가 줄어들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점점 더 하게 되지만

여전히 ‘완성도’를 생각하느라 과감하게 그런 선택을 하지 못하고 막중한 책임감을

지게 됩니다.

 

 

여전히 뭔가 보완하고 추가해 가고 있습니다.

 

양지통나무집의 기초 즉 반 지하에 누수가 생겨 외부 두 곳에 깊게 집수정을 묻고

자동모터를 설치해 보완했던 전례가 있어 이번에는 되 메우기 전에 기초 하부에

유공관을 묻어 오수관으로 연결하고 그 위에 자갈을 채운다음 되 메우기 했습니다.

 

지하실방수는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할 수 있으나 본격 생활공간으로 만들지 않을

경우에는 간편 방식을 시공하는데, 지하실방수란 완벽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미리

말씀드리지만 막상 그런 일이 생기면 불필요한 책임감을 지고 있나 하는 후회가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기초공사를 맡지 않거나 지하구조를 권하지 않으면 그만큼

책임질 일이 줄어드는 것이니까요.

 

 

 

경산통나무집 이래 오랜만에 1층 마루구조 만드는 작업을 시작합니다.

내력구조와 바닥단열층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라

경제적인 방식을 여러 가지 방향으로 고민했으나 그 때까지 종전방식을 대체할 만한

확실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기존공법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콘크리트슬래브가 아니라 시공 상 어려운 점은 역시 일기예보에 민감해야 한다는 것.

T&G 합판마감이고 그 아래 인슐레이션 층이 있기 때문에 지붕공사를 마칠 때까지

그런 면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답니다. 참 신경이 많이 쓰이는 일이지요.

 

 

 

현장여건상 두 번에 걸쳐 골조조립을 해야 하는 상황. 추석 전에 이 작업을 마치고

일부라도 이동 조립할 수 있기를 바랐으나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 동안 가을비가

오락가락. 나중에는 작업을 강행할 수 없을 정도여서 미리 준비해 둔 천막으로

비가림막을 만들고 철수했습니다. 제가 권하는 경우도 있고 바닥부터 콘크리트가

싫은 분들이 선택하는 공정입니다만 시공과정에는 이런 어려움이 있답니다.

 

 

 

작업장소식은 다시 전하겠습니다. 추석 잘 쇠세요.

 

출처 : 행복한 집짓기
글쓴이 : 우드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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