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시작과 끝

두번째 계획을 준비합니다. - 먹고는 살자!!!

체력덩이!! 2010. 6. 29. 00:09

언제부턴가 귀농사모 까페에 글을 올린다는게 참 괴롭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사는 모양세가 이런데 왠지모를 괴리감까지 느끼는 제 모습을 보면

참 힘들단 생각도 들더군요.

나이도 젊다는 놈이

세상 힘들게 살아오신 선후배님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야하나..

그냥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꺼내려 했지만

수습도 안되고 정리도 안되고..

하지만 나름대로.. 주어진 내 인생을 .. 바라는 대로 살아보려 한다는 자세를 가지면

그래도 현실은 빵점이지만

마음은 백점짜리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몇일전 한가닥의 마디를 정리하려 가족에 품으로 돌아왔지만

그간 저질러논 일들이 많아서 그런지 분위기는 사뭇 냉냉합니다.

아무리 사람 사는 데라지만 제 모습을 봐도 제 스스로 협오스러울 정도로

몰골이 말이 아니더군요.

2개월만에 빠진 살은 10키로가 넘고

온몸 구석구석 뼈마디가 안쑤시는데는 없고..

너무 몸을 놀렸구나 하는 생각에 요즘은 몸보신만 하고 있습니다.

 

귀농이라는 인생에 맛을 느끼기에는 너무나 많은 시행착오가 따른다는걸 이제야 조금씩 느끼고 있습니다.

 

아무리 경재 능력이 좋고 사업 수단이 좋을지라도

귀농지에서의 현실은

예측하기 힘든 사람의 마음과 같은것 같습니다.

 

지난 6개월 ,,

정말 숨조리며 살아왔던 시간들을 되세겨보니

남은건 앞으로의 6개월을 더 의미있게 살아봐야겠다는 결심입니다.

 

1년이 지나고 어떤 선택을 하던지 그래도 아마 저는 아름다운 가거도에 남아 있을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생활로 접했던 2개월의 시간들..

섬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썼던 모습들이 아련합니다.

등산로 작업.. 주낙배일.. 그물배 일..

그래도 손에 쥐어진 100여만원의 땀에 깊은뜻은

제가 그간 살아왔던 삶에 몇배에 뿌듯함을 안겨주었던 일이였던것 같습니다.

 

귀농은..

반듯이 혼자 헤쳐나가야하는 산인것 같습니다.

인생에 반려자는 선택하듯이

삶에 패턴을 바꾸고 스스로 판단해 나아가는..

혼자가 아니면 다른 원인을 자꾸만 찾게 되는것 같습니다.

사업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망하면 남탓이 먼저 가는것 처럼..

 

짦은 기간이었지만 원망도 많이 해보고

남탓도 해보고

남욕도 해보고..

 

그래도 남는건 저밖에 없더라구요.

 

섬에서.. 참 여러가지 구걸도 해본것 같습니다.

배가 고파 남집에 가서 밥을 달라고도 해보고. (마침 밥이 떨어졌다 했을때 그 멋적음.. 아시나요..)

먹고 살기 위해서 하루하루 그렇게 살아갑니다.

 

한동 남은 컨테이너는 인근 민박집에 팔기로 했습니다.

금전적인 손해도 있지만

처음 마음먹었던 일이 아니였기에.. 후련 합니다.

그리고 동내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얻을까 합니다.

폐가라 고칠게 많겠지만

그래도 손님이 오시면 내어드릴 방은 만들려 합니다.

 

집문제가 해결되기까지는

낚시배 견습을 다닐려구요.

가거도 바다를 구석구석 배우려 합니다.

그래야 먹고는 살겠기에..

 

불쌍하게 보시는 분들 많더군요.

가족들도 그런마음이니..

 

어설픈 그리고 성급한 귀농에 결과이고..

선배님들의 노익장을 귀담아 듣지 않은 결과라 생각하니

당연한 벌입니다.

 

돈도 많이 벌고.. 무엇보다..

땅과 집에 숙제를 먼저 풀면 6개월은 먹고들어가는것 아닐까..

 

언제든 놀러오세요.

숙박과 숙식은 제가 소개해드리겠지만

섬 일주는 제가 꼭 해드리겠습니다.

 

다시금 배를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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